IT 개발자에게 겨울이 오고 있다. [개인 생각]
"언제 잘릴지 몰라 무서워요"…한때 '취업깡패'였는데 지금은 [유지희의 ITMI]
"언제 잘릴지 몰라 무서워요"…한때 '취업깡패'였는데 지금은 [유지희의 ITMI], IT업계 개발자 채용 규모 전년 대비 46.5% '뚝' 네이버·카카오 1년새 신규 채용 인원 '반토막' "전공자도 취업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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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개발자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50% 정도 줄었다고 한다.
전년도에도 개발자를 많이 뽑지 않았던지라... 개발자를 대거 채용하던 시기와 비교해서 채용규모가 상당히 줄었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여파로 IT 개발자를 양성하는 부트캠프 지원자 수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현시점은 전공자도 취업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
연말에 만난 이직한 동기들 말로는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데 1순위가 계약직이고, 그다음이 정규직이라고 한다.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의 업계 상황이니... 취업이 어렵다는 말이 더 체감된다.
취업
내가 2022년에 취업준비할 때에도 취업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상반기 취업 준비 결과로 한 회사의 인턴 경쟁식 정규직 전환 채용에 합격했고,
6주간의 인턴 생활을 통해 현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다.
당시 면접 봤던 회사들의 60%가 인턴 생활을 요구했다. [어떤 회사는 체험형에서 멈추기도 했다.]
당시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시기라서.. 어느 정도 IT 채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함을 예감했다.
금리 인상
IT 회사의 서비스 특성상 안정화된 수입을 확보하기까지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
대부분의 수입이 광고 및 판매 수수료 기반으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다 보니 플랫폼 기반으로
대규모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하지 않으면 수익을 실현하는 게 쉽지 않다.
순수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구독 요금제로 돈을 버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많은 회사들이 구독제에 관심을 가지지만, 고객을 구독시키게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B2C는 더더욱...))
2022년부터 급격하게 오른 금리는 투자자들에게 더 안정적인 투자처를 고민하게 만들었고, IT 쪽의 투자에서 발을 빼도록 만들었다.
투자자들이 엑시트를 성공하고 있다는 소식이 뜸해지면서, 유니콘이라 불렸던 많은 기업들의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IT 업계는 새로운 사업을 늘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고, 실제로 신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신사업 진행에 필요한 개발자를 뽑는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것이다.
경력을 가진 신입들의 등장
1~2년의 경력을 버리고 취업하는 신입들이 많아졌다.
이전 회사보다 처우만 좋다면 좋은 회사에서 새롭게 시작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직장 생활 적응 + 현업 경험에 대한 학습 기간이 필요한 신입보다는 경험을 가진 경력 기반을 선호하게 되면서
신입사원 채용 비율에서 경력 신입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경력자가 이직해서 퇴사를 진행하게 된 회사에서 새롭게 채용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빈자리를 누군가가 채우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서 일을 분담하는 구조로 진행하게 된다면 일자리를 더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프로젝트 경험이 없거나, 회사 경력을 가지지 않은 신입들에게는 매우 불리한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반이 약한 지원자들이 피라미드 구조가 되면서 가장 약한 계층부터 필터링되고 있다.
슬픈 현실이다.
chat GPT의 등장
대규모 언어 모델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로 개발자의 생산성이 대폭 향상되었다.
자연어를 이해하고 생성한 코드의 품질이 주니어 개발자보다 훨씬 좋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에는 여러 역량이 필요할 수 있는데, 반복적인 알고리즘 구현 관련해서는
대중적인 언어 모델(Openai의 GPT4 o-mini) 기준으로 전문가에 가까운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구현과 관련된 공수 일정이 chat GPT의 등장으로 +@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개개인의 개발자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환경도 채용 규모를 줄이는 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AI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부서와 없는 부서와의 생산성 차이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1. 금리 인상 + (고금리가 유지되는 상황)
2. 경력 신입 비율의 증가
3. chat GPT와 같이 AI 기반의 생상성 향상 소프트웨어의 등장
3개의 환경이 IT 채용 스타일과 규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시기에 취업준비중인 개발자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어려운 상황에서는 판을 틀어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된다.
다른 직업들(전문직, 블루칼라, 자영업 등등..)을 고민해 볼 수도 있고,
IT가 직무에 정말 맞다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신만의 앱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면 대학원 진학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가능한 IT회사에 취직해서 안정적인 생활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추후에 경력 이직을 고민하면 될 터이니 말이다.
정말 친한 친구의 동생이 복수전공으로 컴공을 선택해 취준을 하고 있다는데... 취업이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보면서
개인적인 생각을 글로 써봤다.
어떤 조언이 답일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힘들다면 틀을 깨는 사고를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IT 직무가 내 평생 직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 길로 쭉 나아가야 한다.
반면 내가 오래 유지하기 힘든 직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직업이 뭔지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내 대학교 동기 중에는 IT관련 직무를 하지 않는 동기들도 많다.
- 투자 회사로 들어가 트레이딩 업무
- 맥주 제조 회사에 들어가 개인이 좋아했던 맥주 공부
- 자영업을 시도한 친구들
- 다른 분야의 학문으로 대학원 진학을 시도한 친구 (UX & UI)
- 해외 취업을 도전한 친구(일본, 호주, 캐나다, 미국)
취업 준비를 하는 시기에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각각의 선택지에 장점과 단점을 손으로 작성해보고, 순수하게 장점과 단점의 개수만으로 선택지를 줄여볼 수 있다.
이러한 선택 방식을 "벤저민 프랭클린식 의사결정" 방식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는 한가지의 선택지보다는 다양한 선택지를 두어서 리스크를 분산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경제가 다시 좋아져서 다양한 IT 서비스들이 꽃을 피는 그런 봄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
이 업계에 후배들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받을 상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 요즘이다.